RYF-001 / shapes maketh aim — 06

보강 부품에 의존하지 않는 30g

리브가 없던 첫 내부 구조는 힘이 들어가는 순간 휘었습니다. 보강 부품을 더하지 않고, 리브의 배치와 클릭의 분리로 하우징 자체의 강성을 확보하기까지.

공개
클릭 플레이트를 떼어 내고 셸을 반투명하게 만들어 정면 비스듬히 위에서 본 RYF-001. 안쪽 리브 구조가 비쳐 보인다

질문

보강 부품을 더하지 않고도 가벼움과 강성을 함께 얻을 수 있을까.

배경

최근의 초경량 게이밍 마우스에서는 셸과 별도로 금속 프레임이나 독립된 보강 부품을 넣어 강성을 확보하는 설계도 볼 수 있습니다. 경량화와 강성을 함께 얻는 데 그것이 유효한 방법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경량화와 강성은 본래 서로 부딪치는 것입니다.

  • 두께를 늘리면 강성은 올라간다. 그만큼 무거워진다.
  • 가벼움을 우선해 두께를 줄이면, 쥐었을 때 휨이나 삐걱거림이 생긴다.

첫 내부 구조와 실패

리브가 하나도 없었다

첫 내부 구조는 나사 구멍까지 기둥을 직선으로 뻗기만 한 것이었습니다. 내부 리브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클릭도 셸과 일체로 만들었습니다.

힘이 들어가는 순간 휘다

이 시제품을 쓰다 보면,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플릭할 때나 클릭할 때 하우징이 뒤틀리는 감촉이 있었습니다. 클릭감도 이상해져 있었습니다.

평소 조작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렵고, 힘이 들어간 순간에만 나타나는 뒤틀림. 하지만 그것이 일어나는 때는 바로 에임에서 가장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순간입니다.

설계 의도

그저 더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으로 배치하다

여기서 선택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보강 부품을 더할 것인가, 구조 자체를 재검토할 것인가.

RYF-001은 후자를 택했습니다. 내부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하우징 자체의 구조로 필요한 강성을 확보하는 방침으로 바꾸었습니다.

재검토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 리브의 배치: 쥘 때, 플릭할 때, 클릭할 때 어디에 하중이 걸리고 그 힘이 어떻게 전달되는가. 그것을 생각하며 내부에 리브를 배치하고, 재료를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두었습니다.
  • 클릭의 분리: 시제품에서는 셸과 일체였던 클릭을 독립된 부품으로 나누었습니다. 클릭을 누르는 힘이 하우징 전체의 뒤틀림으로 전달되지 않고, 클릭감이 하우징의 휨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결과, 세게 움켜쥐어도 잘 휘지 않는 강성을 확보하면서 약 30g(실측)의 무게를 실현했습니다.

초기 (리브 없음)

최종형 (리브 있음)

같은 각도·같은 축척으로 나란히 놓았습니다.

경량화는 깎아 내는 것만이 아니다

RYF-001의 경량화는 단순히 재료를 깎아 내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구조를 두고, 그 밖의 것은 철저히 덜어 내는 것입니다.

이는 외형 설계와 완전히 같은 사고방식입니다. 외형에서는 폭으로 좌우 흔들림을 떠맡고, 그 밖의 움직임은 사용자에게 맡겼습니다. 내부에서는 하중이 걸리는 곳에 리브를 두고, 그 밖의 곳에서는 재료를 덜어 냈습니다.

어디에 역할을 부여하고 어디를 풀어 줄 것인가. RYF-001은 보이는 형태부터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까지, 이 하나의 질문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연재 “shapes maketh aim”을 마치며

6회에 걸쳐 RYF-001의 설계를 써 왔습니다.

  1. 형상이 결정하는 것은 쥐는 법이 아니라, 어떤 움직임을 고정하고 어떤 움직임을 자유롭게 둘지에 대한 “배분”이다.
  2. 배분이 가장 치우친 핑거팁 그립을 택하고, 근육이 맡고 있던 안정화의 일을 형상이 대신 떠맡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3. 폭이 다른 시제품을 번갈아 쥐어 보며 가늘기가 근육을 경직시킨다는 것을 알고, 폭을 넓혔다.
  4. 정답을 제시하는 안을 버리고, 앞뒤 슬라이드, 손가락의 각도, 세로 방향의 반응을 사용자에게 맡겼다.
  5. 시제품을 사용하면서, CAD에서는 보이지 않던 기판의 각도와 센서의 높이 문제를 발견했다.
  6. 리브가 없는 구조의 휨에서 출발해 클릭을 분리하고, 보강 부품을 더하지 않고 하우징의 구조 자체로 강성을 확보했다.

형상이 그립을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형상이 에임을 움직이는 방식을 설계하고, 그립은 그 결과로서 나중에 뒤따라온다. RYF-001이 구현하려는 것은 결국 이 한 가지입니다.

shapes maketh aim ― 형상이 에임을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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