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F-001 / shapes maketh aim — 03

폭을 넓히다 ― 발상의 전환

폭이 다른 시제품을 번갈아 쥐어 보며 알게 된 것은, 가늘기가 근육을 경직시키고 자유도를 빼앗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핑거팁 그립용 RYF-001이 일부러 폭을 넓힌 이유.

공개
RYF-001을 바로 위에서 본 렌더. 좌우 윤곽이 잘록해지지 않고 앞뒤로 이어진다

질문

핑거팁 그립용 마우스는 정말로 가늘고 작아야 할까.

배경

핑거팁 그립용으로 알려진 소형·경량 마우스의 상당수는, 손끝으로 다루기 쉽도록 폭을 일반적인 게이밍 마우스보다 좁게 만듭니다.

지난 회에 쓴 것처럼, 일반적인 핑거팁 그립은 손가락의 가로 방향 움직임을 포함해 거의 모든 움직임을 자유롭게 남겨 두는 쥐는 법입니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흔들림을 멈추는 일은 손가락 근육에 걸립니다. 그것이 장시간 플레이에서의 피로와 과도하게 들어가는 힘으로 이어집니다.

시제작과 방법

RYF-001의 형상은 FDM 방식 3D 프린터로 6개 이상의 버전을 출력하며 검토했습니다. 폭도 그중 하나로, 폭이 서로 다른 여러 시제품을 만들어 실제로 번갈아 쥐어 보았습니다.

폭과 함께 앞뒤 길이도 바꿔 가며 시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초기의 V1·V2는 최종형보다 길게 만들었습니다.

V1

V2

V4

V5

최종형

바로 위에서, 같은 축척으로 나란히 놓았습니다. 폭과 길이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관찰 결과

번갈아 쥐어 보면, 얼핏 가는 시제품 쪽이 자유도가 높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손끝으로 가볍게 집을 수 있고,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기 쉬울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론에 비추어 생각하면, 보이는 모습은 정반대였습니다. 가는 마우스에서는 좌우에서 잡는 손가락 사이의 간격이 좁아집니다. 그러면 약간의 힘 변화에도 마우스가 좌우로 움직이기 쉬워져 불안정해집니다. 그 불안정함을 억누르기 위해 손가락 근육은 늘 딱딱하게 굳어 있게 됩니다.

가는 마우스는 자유도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근육을 경직시켜 자유도를 빼앗고 있었습니다.

번갈아 쥐어 보며 얻은 가장 큰 발견은 이것이었습니다.

길이에 대해서도 쥐어 비교하며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긴 V1·V2는 손끝이 클릭과 측면 양쪽에 닿는 길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가락을 뻗어서 쥐는 형태가 되기 쉬워, 손가락의 세로 방향 자유를 깎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뒤쪽이 손바닥에 닿아 지지점이 생기고, 접촉 면적은 클로 그립에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거의 고정하지 않아야 할 핑거팁 그립에, 의도하지 않은 고정이 더해져 있었던 셈입니다.

손 안에서 앞뒤로 고쳐 쥐는 움직임도 길이가 방해했습니다. 들어 올렸을 때는 관성이 크고 무게 중심이 손끝에서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며, 다루기도 어려웠습니다.

설계 의도

정석을 뒤집다

RYF-001은 가늘게 만든다는 생각을 뒤집었습니다. 폭을 일반적인 게이밍 마우스보다 넓게 설계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폭이 넓은 마우스를 만들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폭은 “좌우 흔들림을 멈추는 일”을 손가락 근육이 아닌 형상이 대신 떠맡게 하기 위한 설계입니다.

손가락을 벌리게 해 흔들림이 생기기 어렵게 하다

폭을 넓히면 엄지와 약지·새끼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바깥쪽으로 벌어집니다. 손가락을 적당히 벌린 상태로 쥐면, 힘을 주지 않아도 조작 중에 손가락이 좌우로 지나치게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흔들림이 생긴 뒤에 근육으로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흔들림 자체가 생기기 어려운 상태를 형상 쪽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근육이 경직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손가락은 본래의 자유를 되찾습니다.

고정하는 것은 단 하나

이는 클로 그립이 손가락의 가로 방향만 고정하고 세로 방향을 자유롭게 남긴다는 생각에 가까운 접근입니다.

1회에서 든 네 가지 움직임 가운데, RYF-001의 폭이 고정하는 것은 손가락의 가로 방향뿐입니다. 손끝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핑거팁 그립의 장점은 그대로 두고, 자유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움직임 하나만을 형상의 힘으로 안정시킵니다.

“핑거팁 그립용은 가늘고 작게”라는 기존의 발상과는 다른, RYF-001만의 답입니다.

길이는, 내부가 정하는 최소한으로

폭을 넓힌 한편, 앞뒤 길이는 짧게 했습니다. 최종형의 길이는 넣을 기판과 센서의 위치로 정해지는 최소한의 길이입니다.

짧게 한 덕분에 손가락을 뻗지 않고 쥘 수 있고, 뒤쪽이 손바닥에 닿아 지지점이 되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손 안에서 앞뒤로 고쳐 쥐는 움직임도 방해하지 않습니다. 무게 면에서도, 짧게 한 것이 실측 약 30g이라는 무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드오프

가는 마우스에 익숙한 분에게는 처음에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RYF-001은 겉보기의 다루기 쉬움보다, 흔들림을 멈추는 일을 손가락 근육에 떠넘기지 않는 것을 우선했습니다.

다음 회(shapes maketh aim — 04)에서는, 가로 방향을 고정한 한편 RYF-001이 형상으로 일부러 묶어 두지 않은 세 가지 움직임에 대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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